2024. 12. 21. 13:12ㆍ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소유격 표기 : Andromedae
약어 표기 : And
별자리 크기 순위 : 19번째
기원 :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 기록한 48개 별자리 중 하나.
그리스어 표기 : 'Aνδρομeδα (안드로메다)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안드로메다자리
|
그림 1 요한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 그려진 안드로메다자리 |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오랜동안 회자된 이야기는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이야기일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조지와 용' 이야기의 오리지널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자 영웅은 아름다운 안드로메다 공주입니다.
그녀는 에티오피아의 유약한 왕인 케페우스(Cepheus)와 허영심 많은 카시오페이아(Cassiopeia) 여왕의 딸이었습니다.
카시오페이아 여왕은 자기가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카시오페이아 스스로 자기가 네레이데스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고 주장했다는 것입니다.
네레이데스는 바다의 님프 중에서도 특히 더 매력적인 님프들의 모임이었죠.
안드로메다의 불행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화가난 네레이데스는 카시오페이아의 허영심을 징벌하기로 마음먹고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처벌을 요청했습니다.
포세이돈은 카시오페이아의 허영심을 징벌하기 위해 바다 괴물을 보냈습니다.
(다른 설로는 홍수를 보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 괴물은 케페우스가 다스리는 국가의 해안을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황폐화된 국가에 대한 낙담과 아우성치는 백성들을 위로하기 하기 실의에 빠진 케페우스는 암몬 신전에 신탁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왕의 딸을 재물로 바쳐 바다괴물을 진정시키라는 신탁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죄없는 안드로메다는 어머니의 죄값을 대신 치루기 위해 바위에 쇠사슬로 묶이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어머니 카시오페이아는 이 모습을 비통에 잠겨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죠.
이 사건이 발생한 곳은 오늘날 텔아비브가 자리잡은 요빠(Joppa) 부근 지중해 연안으로 전해집니다.
안드로메다는 파도가 몰아치는 절벽에 묶여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에 눈물을 흘리며 파랗게 질려 있었습니다.
바로 이때 페르세우스가 이곳을 지나치다가 바위에 묶인 처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Ovid, 43BC~17AD)는 <변신이야기(Metamorphoses)>에서 페르세우스가 처음에는 안드로메다를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으로 오해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빰위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고서야 그녀가 조각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기록했죠.
페르세우스는 안드로메다에게 그녀의 이름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사슬에 묶여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허영심이 강했던 어머니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 안드로메다는 괴물에게 곧 잡아먹힐 운명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부끄러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양손이 바위에 묶여 있지만 않았다면 안드로메다는 얼굴을 가렸을 것입니다.
페르세우스는 답을 재촉했습니다.
마치 자기가 정말 죄가 있어서 벌을 받는 것으로 오해할 것을 우려한 안드로메다는 자기 사연을 페르세우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다가 파도를 뚫고 다가오는 괴물의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이야기가 끊겨 버렸죠.
페르세우스는 안드로메다의 부모로부터 결혼을 허락받은 후 다이아몬드 칼로 바다괴물을 퇴치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절한 안드로메다를 갈채를 보내는 군중들 사이에 내려놓은 후 약속대로 결혼을 요구하였습니다.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 사이에서 6명의 자녀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페르시아인의 조상이 되는 페르세스(Perses), 스파르타의 왕 틴다레오스(Tyndareus)의 아버지인 고르고폰테(Gorgophonte)도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의 아들입니다.
아테나 여신은 안드로메다를 페르세우스자리(PERSEUS)와 카시오페이아자리(CASSIOPEIA) 사이에 위치시켰습니다.
안드로메다와 바다괴물을 상징하는 고래자리(CETUS)는 물고기자리(PISCES)에 의해 분리되어 있습니다.
안드로메다자리의 별
별지도에서 안드로메다는 양 팔목에 사슬이 묶여 있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
그림 2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의 안드로메다자리 |
안드로메다의 머리는 2등급의 안드로메다자리 알파(α)별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 별은 원래 이웃 별자리인 페가수스자리(PEGASUS)와 공유하는 별이었습니다.
사실 프톨레마이오스(Ptolemy)는 알마게스트를 집필하던 당시 이 별이 안드로메다의 머리와 겹치는 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가수스의 배꼽을 표시하는 별로 기록하였습니다.
오늘날 이 별은 안드로메다에 속하는 것으로 정해졌지만 두 개 별자리가 공유했던 흔적은 이 별의 대중적인 이름인 알페라츠(Alpheratz)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알페라츠는 '말'을 의미하는 아라비아어 al-faras(알-파라스)에서 온 것입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이 별은 시라(Sirrah)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습니다.
이 이름은 아라비아어로 '배꼽'을 의미하는 surrat (수라트)에서 온 것으로 그 기원은 프톨레마이오스가 이 별을 말의 배꼽으로 묘사하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안드로메다의 허리 부분은 안드로메다자리 베타(β)별인 마이레크(Mirach)가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 이름은 '거들', '허리감개옷'을 의미하는 아라비아어 al-mi’zar(알-미차르)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이 별을 '거들 위를 장식하는 3개 별 중 가장 남쪽에 있는 별'로 기록하였습니다.
안드로메다의 왼발은 안드로메다자리 감마(γ)별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국제천문연맹 IAU가 승인한 이 별의 공식 명칭은 알마크(Almach)입니다.
이전까지는 Almaak, Alamak, Almak 등 여러 표기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이름은 사막여우, 또는 카라칼을 의미하는 아라비아어 al-’anāq(알 아나크)로부터 온 것입니다.
오래전 아라비아에서는 이 지점에서 사막여우 또는 카라칼을 본 셈입니다.
알마크는 작은 망원경으로 봤을 때도 노란색과 파란색 별의 대조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중별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가 안드로메다의 오른발로 기록한 별은 오늘날 페르세우스자리에 속합니다.
이 별은 페르세우스자리 피(φ)별입니다.
|
그림 3 존 플램스티드(John Flamsteed), 아틀라스 꾈레스티스(Atlas Coelestis, 1729)의 안드로메다자리 |
안드로메다자리의 나선은하
안드로메다자리에서 가장 유명한 천체는 단연 거대나선은하 M31, 안드로메다은하입니다.
M31은 안드로메다의 오른쪽 엉덩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M31은 날씨가 청명한 밤이면 타원형의 보풀과 같은 별로 맨눈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M31은 우리은하인 미리내와 같은 나선은합니다.
약 250만 광년 거리의 안드로메다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로서는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이기도 합니다.
이 은하를 처음으로 언급한 기록은 아라비아의 천문학자 알 수피(al-Ṣūfī, 903~986)의 <'붙박이별의 서(Kitāb al-Kawākib al-Thābita, Book of the Fixed Stars), 964)>에 나타납니다.
알 수피는 이 천체를 'al-laṭkhā al-saḥābiya(알 라뜨카 알 사하비야)'라고 기록했습니다.
laṭkhā (라뜨카)는 '얼룩', '얼룩자국'을 의미하며 saḥābi(사하비)는 '구름'을 의미합니다.
즉 'al-laṭkhā al-saḥābiya(알 라뜨카 알 사하비야)'는 '구름기가 있는 얼룩자국'이라는 뜻입니다.
번역자 주 : 역사상 기록으로 처음등장하는 안드로메다 은하 그림은 페르세우스자리(PERSEUS) 포스팅 하단의 ' 알수피의 <붙박이별의 서>에 그려진 페르세우스 이중성단과 안드로메다 은하' 항목을 참고하세요 |
|
그림 4 프톨레마이오스의 묘사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마쉬 144(Marsh 144, 10C추정)에 그려진 안드로메다자리 |
아라비아에서 그랬듯이 고대 그리스에서도 안드로메다 은하는 쉽게 볼 수 있는 천체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톨레마이오스를 비롯한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들이 왜 이 천체를 언급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으로 남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의 나선구조를 사진으로 처음 포착한 이는 웨일스 출신의 천문학자 아이작 로버츠(Isaac Roberts, 1829~1904)입니다.
그는 리버풀 인근, 자신의 개인 천문대에서 3040밀리 반사망원경을 이용하여, 1887년 10월 10일, 안드로메다 은하의 나선구조를 촬영했습니다.
이후, 이듬해인 1888년 12월 29일, 네 시간 노출로 촬영한 사진을 통해 이 나선구조가 확정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로버츠는 이 나선 구조가 행성계가 만들어지는 것으로만 생각했을 뿐, 그 이상의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당시 로버츠의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앙에 있는 별은 성운기가 가득한 물질의 한 가운데 잠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성운기 물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별에 흡수되거나
아니면 더 멀리 떨어져 고리가 될 것이다.
이 성운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경계를 만드는 것은
이미 중심핵에서 떨어져나와 어느정도 대칭을 이루는 고리이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후 에드윈 허블에 의해 이 천체가 우리 은하와는 분리된 별도의 은하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
그림 5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에 그려진 안드로메다자리 |
'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목록으로 돌아가기
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 또는 영어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원문과 번역문 모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
'2. 별자리 이야기 > STAR TAL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46. 에리다누스강자리(ERIDANUS) (1) | 2024.12.23 |
---|---|
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45. 양자리(ARIES) (1) | 2024.12.22 |
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43. 쌍둥이자리(GEMINI) (0) | 2024.12.18 |
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42. 시계자리(HOROLOGIUM) (0) | 2024.12.17 |
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41. 삼각형자리(TRIANGULUM) (1) | 2024.12.15 |